교육후기

70대 노모와 40대 중년아들의 대화법



얼마전에 친정어머니께서 서울에 있는 종합병원 진료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셨다.

오랫만에 엄마와 함께 방을 쓰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말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그리고 엄마는 병환중에 있었던 동생과의 일화를 잠시 들려주셨다.

엄마는 거의 3~4개월동안 양발에 생긴 염증과 그로인한 부종으로 보행뿐만아니라 통증을 참아내시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셨다.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녀보았지만, 시원한 해결책을 찾지못하고 점점 더악화되어가는 상처와 항생제의 부작용이 엄마를 더 괴롭혔다.

좀 더 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보자는 제안을 여러번 권했지만, 엄마는 자신의 병환으로 딸에게 신세를 지고 고충을 줄까 더 염려되어 고사를 하시다가 마침내 제안을 받아들이셨다.

엄마의 통증을 옆에서 지켜보던 남동생은 서울에 가지않겠다는 엄마를 설득하고 설득하다가 지쳐서 마침내 이렇게 말을 쏟아냈다.

"어머님, 큰 병원에 가지않고 동네병원에서 항생제 치료만 하다가 나중에 두 발을 잘라내야 할 수 도 있어요."

엄마는 남동생의 말의 의미를 이해했지만 그 말을 두번이상 들으니 서운하기도 하고, 겁도나고, 동생의 언어습관을 고쳐주고 싶은 생각이 드셔단다. 그래서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아들아, 네가 엄마를 걱정해주는 건 고맙지만, 뱉고 버리는 말이라도 다리를 자를 수 있다는 말은 앞으로 안했으면 좋겠구나. 나는 그말이 듣기가 싫다."

엄마는 그날이후 동생에게서 같은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하셨다.

그리고, 엄마는 서울로 오시기로 한 날 저녁에 그동안 엄마옆에서 마음고생이 많았을 남동생에게 이런 말씀을 들려주셨다고 한다.

"내가 몸이 아프다보니 너에게 짜증도 많이내고 병도 차도가 없어서 네가 마음고생도 많았고 많이 힘들었을것 같다. 너의 제안대로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 가서 제대로 진료받고 완쾌해서 올게. 그리고 완쾌되어서 오면, 앞으로 너에게 더 잘해줄게. 짜증보다는 따뜻한 말을 더 많이 하도록 할게. 내가 이제서야 깨닫는구나!! 아들아."

나는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들의 불쾌한 말에 화로써 대응하지 않으시고, 차분하고 정중하게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전달하여 마음에 응어리를 쌓지않고, 아들이 더 이상 불쾌한 말을 반복하지 않도록 말로써 전하고, 말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신 지혜가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아들의 말속에서 답답함으로 올라온 불쾌함보다 어머님을 걱정하는 효심을 먼저 이해하시고 그동안 힘들었을 아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말로써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신 지혜와 용기에 박수를 힘차게 보내드렸다.

엄마는 그동안 내가 전화로 전하는 대화의 중요성, 말의 중요성을 귀담아 들으시고 실천하고 계셨다.

엄마!! 감사합니다.

인천안산하브루타부모기자 배계련

첨부파일 다운로드

등록자배계련

등록일2016-03-22

조회수1,468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밴드 공유
  • Google+ 공유
  • 인쇄하기
  
스팸방지코드 :